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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환경

(독후감) [지구를 살리는 방법 50가지] (존 지브나, 소피 지브나, 제시 지브나, 황성돈 옮김, 물병자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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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248958 

 

새롭고 적극적인 지구를 살리는 방법 50

『새롭고 적극적인 지구를 살리는 방법 50』. 이 책은 50개의 환경단체들이 각기 환경문제 하나씩을 선택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제공한다.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지속적으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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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작가의 반성이 솔직해서 마음에 든다. 이 책은 1989년에 발행되었던 같은 이름의 책을 20년 뒤 수정하여 발행한 것이다. 당시 환경 전문가도 아니었고, 그냥 상업적인 책을 쓰던 작가는 우연히 이 책을 쓰게 되었고, 예상외로 엄청난 성공을 하게 된다. 그러나, 1989년에 발행된 그 책의 내용은 마치 "일상의 작은 변화로도 확실히 지구를 바꿀 수 있습니다." 와 같은 잘못된 메시지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예컨데, 우리가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면 지구가 확실히 되살아난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장바구니를 들고 매연을 내뿜는 자가용을 마음껏 운전하고 마트에 갔다가, 또 환경을 파괴하는 물건들을 잔뜩 사서 돌아온 뒤 마구 소비하면 지구가 되살아나는가? 그런 짓을 마음껏 하라고 조장하는 기업들이 있는 한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작가 스스로 과거의 저작물의 한계와 자신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쓴 책이 오히려 환경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저해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한 마디로, "내가 예전에 쓴 책이 있는데, 그런 방법으로는 본질적으로 환경 위기 해결이 안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죠. 왜? 포기하면 인류는 빠른 시일 내에 재앙을 맞게 될 것이고, 이미 어느 정도는 재앙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좀 더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방법들을 내 자식 2명과 함께 다시 썼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미시적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 포기하고 정치적 혹은 경제적인, 거시적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 오염, 자원고갈, 온난화, 미세먼지, 환경성 질병, 종 다양성 파괴 등과 같은 정말이지 심각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우리가 공동체를 통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들을 단계별로 제시했다. 예컨데, 하천 오염을 예로 들자면 이런 식이다.

1단계) 하천 오염에 대한 포럼을 열고 사람들을 초대하여 함께 영상을 시청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2단계) 일 년에 두 번씩 하천에서 쓰레기를 줍고 음식을 나눠먹는 행사를 기획한다. 가장 뜬금 없는 쓰레기를 주운 사람에게 상을 준다.

3단계) 이러한 행사의 규모를 키워 지역의 정치인들을 자극하고, 그들이 하천 오염을 규제하는 법안을 강화하도록 압력을 행사한다. 편지를 쓰고, 면담을 신청하고, 기사를 낸다.

하천오염을 막기 위해서 "당신만" 세제를 쓰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을 자극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인만 압박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잘 짚고 있고 말이다. 화학세제의 위험성을 한 개인이 아는 것에서 시작해서, 그런 문제의식을 공유할 공동체를 조직하고, 힘을 키워 결국 정치인와 기업인들을 압박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책이다. 굉장히 중요한 책이고, 한국의 사례에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덧붙여,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그린 칼라" 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화이트 칼라, 블루 칼라와 같이, 환경 보존을 위한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그린 칼라라고 한다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자나, 연구기관에서 핵융합발전을 연구하는 사람, 도시재생에 종사하는 사람들 등을 의미하는 것 같다. 나도 그린칼라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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