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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환경

(독후감) [에콜로지카] (앙드레 고르, 임희근&정혜용 옮김, 생각의 나무,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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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007375 

 

에콜로지카

자본주의를 넘어 미래를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에콜로지카』는 정치생태학의 선구자 앙드레 고르스. 그가 심각한 생태 위기를 불러온 성장중심주의의 자본주의가 왜 붕괴될 수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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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집 근처 독서실에 다니며 여기저기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빨리 이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 뿐이다. 혹자는 "지금이 좋을 때니, 취업하기 전에 실컷 즐기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내 용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내 연금을 주는 것도 아니므로 그냥 먼 불구경을 하고 있는 사람 아닌가. 이야기를 더 이상 섞고 싶지 않은 인간이다. 누가 뭐래도 적어도 현재의 나에게 지금 이렇게 지내는 시간은 하루 빨리 벗어나고 싶은 시기일 뿐이다. 어쨌거나, 나는 요즘 30~40% 라도 좋으니 나의 자아실현에 도움을 줌과 동시에 적절한 보수를 통해 내가 소비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직업을 찾고 있다. (혹자는 "니가 취업도 못해봐서 지금 그런 생각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나도 알고 있다. 취업 한 다음에 내가 어떻게 생각하던 그것은 나의 자유이다. 하나도 도움되지 않으면서 남에게 참견만 잘하는 사람은 참 골때리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책이 머리에 절대 들어오지 않는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환경 관련 분야에 취업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이 책을 읽었다. 정치적 생태주의를 주장하는 이 책은 앙드레 고르라는 유명한 언론인이 쓴 책이다. 여러 모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이 책에서 재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듯, 생태주의라고 해서 다 같은 생태주의가 아니다. 이 책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이 변하지 않고, 또는 자본주의 자체가 폐기되지 않고는 생태적, 환경적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을 통렬하게 지적하는 정치적 생태주의를 지향하는 것 같다.

 

번역체가 너무 읽기 힘들게 되어 있어서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해도 잘 되지 않았지만 인상 깊은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최고의 상품은 가능한 한 오래 만족을 주고 미적 기준도 충족시켜서 애착이 가게 하는 제품들이다. 수리와 유지가 쉽고, 수명이 다 했을 때는 쉽게 분해되어야 한다. 또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에너지를 최대한 적게 소비해야 좋은 상품이다."

"폐기처분된 물건들, 쓰레기와 함께 태워지는 종이, 산업재해를 당한 사람들과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사용하는 보철도구와 의료서비스, 이 모든 생산과 소비는 국가적 부의 증가로 잡힌다."

"금방 못 쓰게 되는 물건을 만듦으로써 회사들은 끊임 없이 필요와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내지 않을 수 없다. 상품에 상징적, 사회적, 색정적 가치를 부여하고, 소비문화를 퍼뜨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소비자는 생산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고, 소비자는 생산에 필요한 판로를 보장해줘야만 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인 최대이윤의 원리를 최대낭비라고 비꼰다. 위에서 인용한 문구들이 담고 있는 내용도 이것과 연결되는 것들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빠른 시일 내에 인류사회는 반드시 멸망하거나 극소수만 살아남는 최악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나도 생각한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그런 위기를 일깨워주기 보다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 앞의 이익만 쫒고 그것이면 된다고 믿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그 안에서 노동력을 팔아 연명하는 사람들은 노동의 대가를 소비하고, 소비한 만큼 소득을 얻기 위해 다시 노동해야 하는 굴레에 빠지는 것이고 말이다. 어느 교수가 비판했듯, 물론 이 이야기가 이 책에서 처음 나오는 것은 아니긴 하다. 뭐, 아무튼. 최대생산과 최대소비를 통한 최대낭비를 부추기는 시스템을 바꾸고, 최소생산과 최소낭비를 통한 최대행복이 보장되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기술이 계속, 끊임 없이 발전해야만 하고, 그를 바탕으로 사회주의와 기본소득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인 것 같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 경제적으로 자립도 못한 처지에 궁상맞은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으나 (고등학교 시절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좀 더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나 자신과 내 주변을 꾸미는 편안한 인생을 꿈꿔오고 있지만, 한참이 지난 지금도 멀게만 느껴지는 게 참 개같다.) 어쨌든 내가 지향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사회이다. 창작을 통한 즐거움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단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맑은 공기로 숨쉬고 방사능에 쩔어 있는 음식을 먹지 않아야 그 다음에 뭔가 신나는 일도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를 위해서는 일단 적어도 지구에 큰 피해는 되지 않게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단 내 주변부터 살펴보자면,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부끄러운 것들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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