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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환경

(노무현 재단)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 대한 반론 영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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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각과 반드시 똑같은 책을 읽어야만 지식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다. 지식을 확장시키는 책이라면 잘못된 내용이 섞여 있고,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라는 책은 환경주의자였다가 환경주의자들을 비판하는 진영으로 돌아선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목표가 너무 높은 사람들은 그 목표와 현실의 괴리를 견디지 못했을 때, 그 목표 자체를 비판하며 정반대의 진영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저자도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에 대해서 노무현재단에서 제작하는 한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약 3시간에 걸쳐 논의한 영상을 보고, 그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위 영상들은 이 책에 대한 반론 뿐만 아니라 환경 위기에 대한 다양한 측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기후 위기와 관련된 국제기구>

-기후 위기와 관련된 UN 산하의 2개의 기구가 있음. IPCC는 과학자들이 주로 모이는 것이고, UNFCCC는 각국의 외교관들이 모이는 것임. IPCC에서 과학자들이 내놓은 분석 결과를 가지고 실제로 각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하는 것은 UNFCCC임.

 

<환경주의자들은 모두 극단주의자들이 아니다>

-이 책의 주장대로,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인간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존재함. 그들은 극단적인 환경 근본주의자들임.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은 환경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 극히 일부분임.

-친환경을 내걸고 뒤에서는 장사를 하는 위선적인 사람들도 있으며, 환경단체들이 오히려 환경을 망치는 경우도 있음.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친환경 정책을 폐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환경단체들을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님. 비판은 필요하지만 일부의 사례를 가지고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됨.

-원자력을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환경주의자들도 있지만, 화력발전 기업의 후원을 받는 곳도 있음. 그러나 그것은 비재생 에너지 사업을 벌이는 기업가들끼리의 경쟁임.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두 화력발전의 후원을 받은 가짜 환경주의자들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임.

 

<기후위기의 임계점>

-이 책은 어떤 임계점을 넘으면 지구 환경이 돌이킬 수 없이 변할 수 있다는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음.

-태양빛이 가장 강한 시간은 오후 12시임. 그러나 실제로 가장 더운 것은 오후 2시임. 이처럼, 인간이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고 해서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님. 그 영향이 축적되어서 나중에 강하게 나타나는 것임.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100년간 2배가 되었음. 그리고 나머지 이산화탄소는 바다에 흡수되어 바닷물을 산성화시켰음. 이로 인해 갑각류와 산호초들이 멸종 위기에 처함.

-어느 순간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임계점을 넘으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닥칠 것임.

-임계점이라는 개념과 관련하여, 아마존 파괴의 예를 들 수 있음. 우리나라에 내리는 비는 대부분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비로 내리는 것임. 그러나 아마존은 그렇지 않음. 식물들이 증산작용을 통해 지하의 수분을 공기중으로 내뿜으면, 이것이 구름이 되어 다시 비로 내리는 순환이 이루어짐. 따라서 한번 파괴되면 다시 복구되는 것이 지극히 어려움. 아마존은 전세계의 이산화탄소를 매년 5% 흡수하고, 지구 생물종의 10%가 살고 있음.

 

<플라스틱 문제의 진실>

-세계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88%는 매립, 소각, 재활용 등을 통해 처리됨. 그러나 매년 3%는 바다로 흘러가고 있음.

-이 책에서 주장하듯,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언젠가는 분해된다는 말은 맞음. 그러나 그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분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에 녹아들어갈 것임. 분해가 안되고 플라스틱이 바다에 떠있으면 차라리 수거라도 할 수 있음. 현재 지구상의 거의 모든 물고기들의 몸에는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음. 그리고 그것들은 결국 인간의 몸으로 들어오게 됨.

-이 책에서는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유리나 종이를 사용할 경우, 생산 에너지가 플라스틱보다 훨씬 많이 소모된다고 함. 그러나 폐기에 필요한 에너지와 비용,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까지 생각하면 플라스틱을 줄여야 함.

-비닐봉지를 쓰게 되어 나무를 덜 베어내게 되고, 코끼리 상아로 만들던 당구공을 플라스틱으로 만들게 되어 코끼리를 지킬 수 있게 되었고, 석유를 사용하니 고래 기름을 쓰지 않게 되어 고래를 지킬 수 있게 되었다고 함. 그것은 일정 부분은 맞는 말임.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음. 그 당시에는 좋은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다른 것임.

-일회용품만 사용하지 않아도 전세계 플라스틱의 반을 줄일 수 있음.

 

<자연 보존과 개발 모두 필요하다>

-예전에 산에 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던 시절, 그 때는 나무를 절대 베어내지 못하게 했음. 그리고 무조건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자연을 지키는 길이었음.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음.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탄소흡수력이 떨어짐. 따라서 오래된 나무는 베어내어 종이, 건축재료, 가구 등으로 활용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임. 보존해야하는 숲은 지금처럼 보존하고, 이용해야 하는 숲은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임.

 

<환경주의자들 떄문에 개발도상국은 굶어죽는다?>

-이 책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원주민들을 내쫓고 그 지역에서 어떠한 농경,목축,건축 등의 인간행위를 중지시키는 것에 대한 비판함. 이것은 환경보호 정책이 가진 한계점 중 하나임. 그러나 그렇게 지정되는 보호구역은 지구 전체로 본다면 매우 작은 부분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모두 굶어죽는다는 식의 주장은 너무 과장된 것임. 그것보다는 다국적 기업이 전세계의 광대한 산림을 개간하여 농지로 바꾸고, 단일품종을 재배하며 생태계를 파괴하는 면적이 훨씬 광대함.

-이 책에서는 환경주의자들을 신 멜서스 주의자들이라고 함. 멜서스는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가 식량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잔인한 방식으로라도 인구를 줄여야만 한다고 주장했음.

-이 책은 환경주의자들의 논리도 이것과 똑같다고 주장함. 지구라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인간은 지구의 환경을 해치기 때문에 저개발국가들의 생존은 무시하고 맹목적인 친환경주의만 주장한다는 것임. 선진국들은 이미 석탄과 석유를 신나게 소비해놓고, 이제 와서 저개발국가들은 환경을 해친다는 이유로 탄소를 배출하지 못하게 하여 굶겨 죽인다는 것임.

-그러나 이것은 대표적인 허수아비 때리기의 오류임. 즉, 상대방의 주장을 과장한 뒤, 그 과장된 주장을 반박하는 것임. 저개발국가들이 탄소배출의 주범이기 때문에, 그들이 탄소를 배출하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임. UN에서는 모든 국가들이 다함께 탄소를 줄이는 대신, 선진국들이 저개발국가의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임.

-가난한 국가들이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님. 부유한 국가들은 지금도 탄소를 많이 배출하고 있고, 가난한 국가들은 지금도 탄소를 적게 배출함. 소득 상위 10%의 국가가 온실가스의 50%를 배출하고 있음. 그리고 80억 인구중 소득 하위 40억명이 탄소의 12%를 배출함.

 

<의류 재활용의 한계>

-선진국에서는 매년 엄청난 양의 의류 쓰레기가 발생함. 그리고 그 일부는 개발도상국에 기부의 형태로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음. 그러나 이것은 본질적으로는 환경을 살리는 길이 아님. 애초에 옷을 적게 구매하고, 오래 입음으로써 의류 쓰레기를 적게 발생시키는 것이 환경을 위한 길임. 그렇게 개발도상국에 무료로 의류가 제공되면 그 나라에서는 의류 산업이 성장할 수가 없고, 국민들은 더욱 가난해지는 것임.

 

<원자력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조림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석탄이 보급되었기 때문임. 연탄을 사용하게 되면서 숲에서 벌목을 하지 않게 되었음.

-개발도상국들 중 대부분은 아직도 숲에서 연료를 얻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산림파괴가 계속되고 있음. 이러한 국가는 일시적으로 석탄과 석유를 보급하여 숲을 보호해야 함. 그렇게 시간을 번 뒤에 점차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보급하여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함. 원자력에너지는 신재생 에너지 기반 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 단계에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에너지임.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폐기해야 함. 물론, 아직은 선진국들 중 그 어떤 국가도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필요한 에너지 100% 자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 

-이 책은 원자력 발전만이 앞으로 다가올 기후 재앙의 해법이라고 주장함. 그러나 원자력 발전만이 유일한 대안인 것은 아님.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지난 10년간 수많은 기술적 혁신이 일어났음. 이미 세계 시장의 주류는 원자력 발전이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임. 

 

<신재생에너지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새로 짓는 발전소의 80%는 신재생에너지임. 그러나 20년 전에는 신재생은 20% 밖에 되지 않았음. 20년 만에 이렇게 변했음.

-밭에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를 세우면, 판넬 때문에 햇빛이 가려서 농작물을 수확하지 못한다? 태양광 판넬을 아주 높이 세우면 됨. 풍력발전기가 시끄럽다? 바다 저 멀리에 지으면 됨. 풍력발전기에 새들이 치여 죽는다? 풍력발전기에 검은색 줄을 쳐서 형체를 알아보게 만들면 됨. 각 지역에 작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단지가 들어서면, 먼 지역에서 송전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송전 비용도 줄어듦.

-독일도 땅값이 비쌈. 그래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높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신재생 에너지를 국가 비전으로 설정한 뒤 꾸준하게 투자를 했고, 현재는 전세계의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었음. 

-신재생 에너지는 사람이 없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것도 오해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에 설치해야 송전비용이 적어져서 비용이 적게 듦.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풍력, 태양력, 수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각 지자체에서 개발하고, 지역에 공급하고 남는 전기는 다른 지방에 판매한 뒤 그 수익을 주민들에게 분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임.

 

<육식의 불편한 진실>

-태양에서 100kcal의 에너지가 온다고 치면, 식물은 자신의 몸에 2kcal를 저장함. 그리고 인간이 식물을 먹으면 0.2kcal를 얻는 것임. 그러나 인간이 육식을 한다면, 식물을 섭취한 동물을 먹는 것이므로 0.02kcal를 얻는 것임.

-지구에 있는 목초지는 농경지의 2배임.

-1kg의 고기를 얻기 위해서는 25kg의 곡물이 필요함. 따라서 1kg의 고기를 포기한다면 25kg의 곡물을 키워야 하는 농경지를 숲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임.

-밀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1,200L의 물이 필요함. 그러나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 10배가 넘는 15,000L의 물이 필요함.

 

<6차 대멸종이 인류에게도 위험한 이유>

-이 책은 6차 대멸종의 현실과 그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음.

-인류는 1만 2천년 전에 농사를 짓기 시작했음. 그리고 1만 년 전 육상 척추동물의 99.9%는 야생동물이었음. 그리고 0.1%가 인간과 가축이었음. 그러나 현재는 정반대가 됨. 3%만 야생동물이고, 32%는 인간, 65%가 가축임.

-공룡은 운석 충돌로 인해 멸종한 것이 아님. 운석 충돌 이전에 인도 데칸 고원의 화산활동으로 인해 종다양성이 무너진 상태였음. 그 상태에서 운석 충돌로 마지막 한 방을 맞고 멸종함.

-종다양성이 줄어든 상태에서는 외부의 충격에 쉽게 무너짐. 그리고 현재는 인간으로 인해 6차 대멸종이 진행중임. 종다양성이 줄어들고, 유전자 다양성이 줄어든 상태에서는 전염병이 한번 퍼지면 모두 죽어버릴 수도 있음.

-육식 자체를 줄이는 것이 맞음. 그리고 소보다는 돼지, 돼지보다는 닭을 먹는 것이 환경에 이로움. 또는 메뚜기나 밀웜같은 곤충을 적극적으로 식재료로 개발해야 함.

 

<탄소포집기술>

-탄소포집기술 연구를 많이 하고 있음. 그러나 아직 실용화시키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멈. 이미 배출된 것을 회수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적게 배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쉬운 방법임.

 

<과도한 공포주의는 부작용을 낳는다>

-기후위기가 이미 다가온 것은 맞는 말임. 하지만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님. 많은 과학자들과 정치인, 기업가들이 노력하고 있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지 생각해봐야 함.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의 지성과 선한 의지를 너무 신뢰해서는 안됨. 인간의 그러한 이기심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음.

-인류사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있었음. 그러나 그 때마다 그 문제를 기회로 삼아 사회를 발전시켜 왔음. 기후위기가 말그대로 위기가 될지, 기회가 될지는 인류의 행동에 달려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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