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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환경

(독후감) [지구를 생각한다] (김수병, 박미용, 박병상, 이성규, 이은희, 해나무,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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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083881 

 

지구를 생각한다

지구온난화, 기상이변, 화석연료 고갈, 치명적인 신종 질병이 대유행하는 시대 기후변화, 에너지, 식량, 질병, 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준다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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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사람들은 왜 아이를 많이 낳을까? 성인이 되기 전에 죽는 아이가 많기 때문에 많이 낳는다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왜 그렇게 빨리 죽는가? 대규모 화학농법과 축산으로 발생한 수인성 전염병, 그리고 생태계 파괴가 빚어낸 풍토병 때문이다. 그럼, 왜 환경을 파괴하고 물과 공기를 오염시켜 사람들을 죽여가면서까지 농작물을 키우고 소를 키워야 하는가? 잘 사는 나라들에게 팔기 위해서이다. 왜 잘 사는 나라들에게 농작물을 팔아야 하는가? 자급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개발을 하기 위해 빚을 졌기 때문이다. 왜 자급기반이 없는가?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이 굉장히 큰 원인이 되었다. 다른 인간들의 욕망 때문에 어떤 곳에서는 사람들이 끊임 없이 죽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다.'

 

이런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값싼 바나나 한 송이를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진다. 지금 나의 냉장고에 있는 물건들 중, 환경과 다른 인간들, 동물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해서 만든 식품들이 얼마나 될까? 단 하나도 없다. 분명히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어떤 사람들의 삶은 점점 더 편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지구는 죽음으로 가득 찬 끔찍한 곳이 되어버렸다. 수많은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축복을 받게 되었지만, 동시에 더 큰 질병에 노출되어 살아가게 된 것이다. 과학의 진보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동시에 이러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정착하지 않으면 결국 인류는 멸망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 위기 속에 놓인 사회에 살고 있는 한 인간에 불과한 것이다.

이 책은 10년 전, 교육과학기술부가 우수과학도서로 선정한 책이다. 기후변화, 에너지, 식량, 질병, 물이라는 주제로 환경문제의 원인과 상황을 정리했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는 방법도 몇 가지 제시하고 있다. 옛날 책이지만, 마치 잘 쓰여진 교과서를 보는 듯 했다. 내가 환경 분야와 관련해서 읽어본 책 중에서는 가장 구성이 깔끔하고, 전문가들에 의해서 쉽게 쓰인 책인 것 같다.

 

그러나 읽고 나서 조금 슬퍼졌다. 이 책이 나온지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무엇 하나 해결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날씨가 10년 전보다 더 더워졌고, 해양오염은 더 심해졌으며, 대기오염은 더 최악인 상황으로 변했다. 이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인류를 지금 당장 멸망시킬 수도 있는 수만개에 이르는 핵무기는 여전히 폐기되지 않고 있다. 당장 쓰레기 문제만 해도,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호모 사피엔스가 똑똑하기는 해도, 정말 이보다 욕심 많고 다른 생물들을 해치는 동물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내가 해야 할 일도 비교적 명확해진다. 이러한 위기 중에서 단 하나라도 해결하려는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내 삶의 방향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려면 일단 내가 쓰고 먹고 마시는 것들부터 바꿔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정말 잘못 살아왔다고 느끼게 되었다. 물론 이 책에서 나온대로 암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을 유발하는 모든 식품들, 즉 성장촉진제가 들어간 딸기, 운송과정과 재배과정에서 막대한 환경파괴를 일으키는 바나나, 성장 호르몬, 항생제, 그리고 유전자 조작 사료를 먹고 급속도로 자라 영구치가 자라기도 전에 도살되어 마트에 진열되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완전히 먹지 않고 살기는 이제 굉장히 힘든 일이 되었다. 거기다 애초에 화학제품으로 만든 옷도 입으면 안되고, 물도 하루에 3컵만 써야 할 것이고, 지속 불가능한 환경 파괴 에너지인 원자력으로 만든 전기도 쓰면 안될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차차 해나가지 않으면 안될 중요한 과제, 즉 의무라고 생각한다. 삶의 방향이 조금 모호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은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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