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환경

(독후감)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홍수열,슬로비,2020)

728x90

지금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을까. 이름붙이기 나름이겠지만, 나는 "쓰레기 사회"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구 생태계에 있어, 인간만큼 나쁜 동물도 없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식충이" 같은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생물이 살아가는 바다를 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고, 쓰레기장과 목장을 만든답시고 수많은 숲을 불태워 없애는 등 인간의 만행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이대로 가다간 인간사회는 붕괴할 수 밖에 없다. 아니, 이미 인간사회는 붕괴해가고 있다. 의성의 쓰레기산을 보자. 미세플라스틱으로 이미 오염된 해산물들을 보자. 각종 화학물질로 오염된 우리 자신의 몸과 중금속 먼지로 가득한 하늘을 보자. 이미 인간사회는 위기 속에 있다. 특히 좁디 좁은 국토에 5000만명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는 각종 환경 위기가 빨리 찾아올 수 밖에 없다.

인류가 스스로 초래한 이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뭔가가 변해야 한다. 그런데 무엇이 변해야 할까? 바로 인간이 변해야 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어떻게 변해야 할까? 우선 인간사회 전체가 소비를 줄여야 한다. 소비자는 쓰레기를 남기는 상품은 아예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산다면 제대로 분리배출해야 한다. 기업은 재활용 또는 재사용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소재로 물건을 만들어 팔아야 한다. 국가는 자원순환경제가 작동하도록 제도를 만들어 기업을 규제하고 시민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매일 물건을 사고, 쓰레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쓰레기 잘 버리는 방법" 같은 것은 학교에서 잘 가르치지 않는다. 쓰레기가 생기던 말던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커피를 사서 마신다. 지자체에서는 환경보호사업이랍시고 분리수거도 안되는 싸구려 텀블러를 사서 뿌린다.

이게 무슨 x 같은 상황인가?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알아야할 "최소한"의 쓰레기 상식을 알려주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정리하고 독후감을 마무리해야겠다.

1. 시민들 입장에서는 분리수거가 아니라 분리배출이 맞는 말이다. 분리수거는 수거업체나 지자체의 역할이다.

2. 분리수거업체의 종사자는 우리가 분리배출한 플라스틱,캔,종이류를 종류별로 컨베이어벨트에서 분리한다. 그 종사자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분리할 수 없는 것은 어차피 재활용이 안되고 소각,매립된다.

3. 여러 기업들이 표준화된 초록색 소주병에 소주를 담아 팔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마케팅을 한답시고 하늘색 소주병에 소주를 담아 팔기 시작하면, 소주병 재사용 시스템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4. 플라스틱도 다 같은 플라스틱이 아니다. 색깔 넣은 플라스틱, 강화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안되므로 그냥 소각,매립되는 쓰레기일 뿐이다.

5. 생분해성 소재를 쓴다고 친환경이 아니다. 생분해성 소재는 58도 상태에서 6개월동안 90퍼센트 이상 분해되는 것인데, 이런 환경이 아니면 언제 분해될지 아무도 모른다.

6. 길거리에 있는 의류수거함은 대부분 지자체가 설치한 것이 아니라 수거업체가 설치한 것이다. 의류폐기물이 가장 비싸게 팔리기 때문이다. 장애인기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명의만 빌린 경우가 많다.

7. 친환경 실천 5원칙이 있다. 5R이라고 하는데, <거절하기,줄이기,재사용하기,재활용하기,썩히기>이다. 쓰레기 같은 상품은 애초에 사지 말고, 소비 자체를 줄이고, 같은 용도로 다시 쓸 수 있는 것은 다시 쓰고, 다른 용도로 원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재활용하고, 썩혀서 비료 등으로 쓸 수 있는 것은 마당에서 썩히자는 것이다.

8. 소비자가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고, 동시에 기업을 압박하여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게 해야한다. 또 정부를 압박하여 기업을 규제하는 제도를 만들도록 해야한다.

9. 그러려면 우리 자신과 시민들을 깨우쳐야 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