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 여행 중 먹을 만한 식당을 찾다가 이 식당을 발견했다. 누군가 남긴 후기를 보니 태어나서 먹은 북어국 중에 가장 맛있었다는데.. 과연 정말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찾아갔다.

북어국이라고 하면 일단 군대에서 먹었던 북어국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때 북어국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메뉴였다. 국물이 진하지도 않고, 그렇게 깔끔한 맛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었다면 북어국 나오는 것을 좋아했겠지만 그것도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식당을 들어가니 조금 낡은 듯 했지만, 분위기가 상당이 편안하고 좋았다. 거기다 주인 아주머니도 굉장히 카리스마 있으시면서도 재밌는 분이었다. 서울에서는 식당에 가면 지나치게 친절하거나, 지나치게 불친절하거나 둘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이 식당은 시골에 있는 할머니집에 점심을 먹으러 온 느낌이랄까..

북어국이 나왔다. 가격은 1만원, 양파, 파, 북어, 계란 등이 들어간 평범한 모습이다. 그러나 맛도 평범할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정확히 빗나갔다. 이것은 북어국이 아니다. 북어설렁탕이라고 불러야 맞을 것이다. 북어를 푹 우려낸듯한 진한 국물인데, 굉장히 구수하면서도 비린맛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주인 아주머니의 자신감은 근거가 충분한 자신감이었던 것이다.

밑반찬도 엄청나게 푸짐했다. 주인 아주머니가 수시로 우리가 먹는 모습을 살펴보시면서 밑반찬을 리필해주셔서 마치 오마카세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고추장아찌는 서울 백반집에서는 요즘 쉽게 나오지 않는 반찬이다. 한마디로 옛날 시골 반찬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흥식당에서는 듬뿍듬뿍 주신다. 너무 많이 주셔서 반찬은 남겼는데, 반찬은 좀 덜 주셔도 될 것 같다. 북어국이 너무 맛있으니까 말이다.



조흥식당의 북어국은 실제로 정말 맛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드러운 계란와 북어가 진하면서도 구수한 육수에 담겨 나온다. 그러나 사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카리스마 있으시면서도 정이 많으신 주인 아주머니와 시골 식당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었다. 전날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이 집에서 북어국을 먹으니 내가 어제 소주 를 2병은 먹은 듯한 숙취해소감이 들었다.
태백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니 방문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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