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응암역에 이마트가 하나 있다. 그 이마트를 지나 걷다 보면 식당이 하나 있는데, 미소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미소? 일본 된장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얼굴의 미소를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가게 내부에는 연어를 숙성시키는 과정이 잘 설명되어 있다. 연어를 손질한 뒤 다시마에 싸서 숙성시킨다고 한다. 다시마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MSG의 원료이다. 과연 다시마 이불을 덮은 연어의 맛은 어떨까?
자신의 레시피를 모두 공개할 수 있다는 것. 그만큼 자신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공개할 수 있는 레시피를 가지고 있는가? 아니, 꼭 음식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나만의 비법을 가지고 있는가? 깊은 반성을 하게 된다.
정말 미친 비쥬얼이다. 이런 식사를 매일 할 수 있다면 어떤 불행한 직장생활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간장에 와사비를 섞은 뒤 덮밥에 뿌려먹었다. 저 통통한 연어를 보니 다시 침이 고인다.
집에서 연어요리를 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비린내를 잡기가 힘든데, 미소식당의 연어는 거의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생선보다는 스테이크를 먹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두꺼운 연어는 처음 보았다.
먹다보면 조금 느끼할 수도 있을 정도로 기름이 좔좔 흐른다. 맥주나 된장국을 곁들이면 괜찮을 수준이다. 그래. 무엇이든 푸짐한 것이 좋지. 나도 이 푸짐한 연어처럼, 아낌없이 나의 노력을 푸짐하게 투자하고 있는 분야가 있었던가?
다 먹었다. 이 가게의 이름처럼 나의 얼굴엔 미소가 띄었다. 그래. 나도 나의 전공분야에서 나만의 비법을 만들고, 다듬어 보자. 그 방법을 사람들과 공유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자. 물론 나도 발전하고 말이다.
그런 일을 하며 살아야 이 사회에 아주 작은 기여를 하고 죽을 수 있지 않을까.
미소식당 라면과 차슈덮밥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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