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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기타

<챗봇혁명>, 킨조 신이치로, 비즈북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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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전에 나온 책인데, 일본의 한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가 쓴 책이다. 챗봇 관련 서적도 역시 우리 나라보다 일본 서적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다.
  챗봇이란 "chatting robot"의 줄임말로써, "떠드는 로봇"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챗봇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사람처럼 생긴 실제 로봇이 생각나지만,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챗봇은 그런 형태를 갖춘 로봇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인공지능 대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챗봇이 가장 먼저 활용되는 영역이 상품주문인데, 버거킹 카카오톡 계정에 "30분 뒤에 와퍼 하나만 보내줘." 라고 메시지를 치면 챗봇이 알아서 나의 위치를 추적해서 와퍼를 주문해주고, 결제도 미리 해주는 식이다. 한국에는 아직 없는 것 같은데, 버거킹은 아니지만 일본에는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챗봇이 이미 존재한다. 
  페이스북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M,코타나 같은 인공지능을 개발하면, 그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스스로 언어를 배우고, 인간처럼 생각하고, 대화를 풀어나가는 챗봇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사실, 현 시점에서 활용되고 있는 챗봇은 스스로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춘 것이 아니다. 예컨데, 내가 "종로에 갈매기살 맛있는 고깃집 좀 알려줘." 라고 챗봇에게 말했다고 하자. 챗봇은 내가 한 말을 "A에 있는 B 유형의 음식점" 이라고 인식한다. 그리고 종로, 고깃집, 갈매기살 이라는 태그를 가지고 데이터 베이스를 뒤지기 시작한다. 그 후 가장 평점이 높은 음식점을 찾으면 정해진 답을 내놓는 것이다. "F지역 에는 A,B,C 라는 음식점이 맛있어. 너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C야. 여기 지도가 있어." 라는 대답 구조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무능" 이라는 말이 존재한다. 인공지능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간보다 훨씬 단순한 지능을 가진 것을 빗대는 말이다. 물론 단순하다고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인공무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정보수집, 정보처리, 데이터베이스 구축능력은 인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챗봇은 다음과 같이 대강 분류할 수 있다.

-대화 방식에 따라
1) 문자형 챗봇 : 카톡, 라인, 위챗 등 메신저로 대화하는 챗봇
2) 음성인식형 챗봇 : 음성으로 대화가 가능한 챗봇, 아이폰의 시리(siri) 등
-활용범위에 따라
1) 유니버셜 봇 : 다른 챗봇의 플랫폼 기능을 하는 챗봇
2) 서브 봇 : 음식 주문, 호텔 예약, 상품 구매 등 특정한 목적을 가진 챗봇

  예컨데, 내가 유니버셜 봇에게 "내일 여행을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는 게 괜찮을까?" 라고 물었다고 하자. 유니버셜 봇은 내가 한 말에 따라 여행 관련 서브봇, 날씨 관련 서브봇, 교통 상황 관련 서브봇을 불러내어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이것을 정리하여 나에게 전달해주는 플랫폼 기능을 하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회복지와 관련하여 챗봇이 가지는 함의 때문이다. 예컨데,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다양한 기능을 가진 챗봇, 그 중에서도 잡담 기능을 가지고 있는 챗봇인 테이(영미권), 린나(일본), 샤오아이스(중국) 같은 것을 소개시켜 주면 어떨까? 물론 인간과 실제로 대화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미미할 테지만, 챗봇의 장점도 있다. 챗봇은 절대 지치지 않고, 인간의 말을 일정한 수준으로 잘 받아준다는 것이다. 만약 음성인식형 챗봇을 보급하되, 기능을 명확히 사용자에게 알려주면 심심할 때 말을 걸어도 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날씨 좀 알려줘." "123번 버스가 언제 도착한데?" "저녁 메뉴 추천 좀." 과 같은 질문들에 어설프게나마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은 현재에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공지능(인공무능) 로봇을 보급하는 사업은 일본과 한국에서 이미 시행되어 왔다. 한국에서도 요양원에 대화기능을 갖춘 로봇을 보급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뻔하게 예상되는 결과이긴 하지만, 보급된 로봇들이 가지고 있는 대화 수준이 매우 떨어졌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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