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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기타

(독후감) [원숭이는 왜 철학 교사가 될 수 없을까?] (미셀 옹프레,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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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80131 

 

원숭이는 왜 철학교사가 될 수 없을까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 만한 질문들을 통해 자연스러운 '철학 하기'의 방법을 제안하는 책. 저자는 우리가 흔히 철학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어려운 질문들은 과감히 전문가들에게 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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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 : 인간이나 세계에 대한 지혜·원리를 탐구하는 학문. 원래 억견(臆見)이나 미망(迷妄)을 벗어난 진리 인식(眞理認識)의 학문 일반을 가리켰으나, 중세에는 종교가, 근세에는 과학이 독립하여 보통 이것들과 구별됨. 존재론(형이상학)·인식론(논리학)·실천론(윤리학)·감성론(미학) 등의 부문을 가짐.

 철학이란 무엇일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철학은 세계와 사람, 사상, 여러분이 성공적으로 존재하는 데 유용한 모순적이고 다양한 생각들로 가득 찬 대륙" 이라고 한다. 모든 학문의 시작이 철학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철학에서 역사학, 종교학, 문학, 과학, 공학까지 모든 학문이 뻗어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철학을 어떻게 정의하느냐, 학문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고, 철학 이전에 어떤 학문이 있었는지도 모르지 않나? 어쨌거나, 나는 철학이 정말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광활한 분야이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발을 디딜 줄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철학의 개념도 위에 인용한 국어사전의 정의, 딱 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철학은 대체 왜 하는걸까? 그러니까, "인간이나 세계에 대한 지혜나 원리를 탐구하는 행위" 말이다. 철학의 "철"은 한자로 哲 라고 쓰는데, 이 한자는 슬기롭다 혹은 밝다 라는 의미로 사용되던 글자였다. 자세히 보면 손을 의미하는 한자(手) 도끼를 의미하는 한자(斤) 입을 의미하는 한자(口)가 모여서 만들어진 글자이다. 솔직히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아무 이야기나 만들 수 있겠으나, 세상에 있는 여러가지 사물을 두고 손으로 만져보고 도끼로 쪼개어 보면서 그 원리에 대해 입으로 이야기함으로써 진리를 밝히는 행위를 의미하는 한자인 것 같다. 물론 이상한 소리일 수도 있다.
 정말 아무 짝에도 쓸 모 없어 보이고 의미 없어 보이는 철학도 있다. 그러나, 살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일상생활의 문제나 삶과 죽음, 외로움과 고통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철학자들이 큰 위안을 줄 때가 많다. 애초에 철학이란 그러한 문제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해온 것들을 언어로 축적해온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은 인류의 역사에 셀 수 없이 많았을 테니까, 그런 사람들의 지혜를 모은 것이라면 충분히 공부해볼만 한 것 같다.
 솔직하게 덧붙여서, 민속학이나 사회복지학을 공부할 때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역량을 발전시키기가 매우 곤란하다. 그나저나, "철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나는 대강 "어떠한 질문이나 문제에 대하여 근원까지 쫒아가 진리를 찾는 사고행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을 굳이 "철학적" 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는 스스로도 의문이지만 말이다. 그냥 "집착적 사고행위" 라고 불러도 될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철학이 필요하다. 내가 인생에 관해 두려워하고 불안해 할 때에, "어떻게 살 것인가?" 에 관해 고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 어떤 심리상담가의 말보다, 자기계발서의 말보다 나에게 큰 힘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에너지를 충전하면, 또 한 동안은 열심히 살아갈 수 있었다.

 

 

 이 책은 무수히 많은 철학적 질문들을 다루고 있다. 아, 아니다. "철학적" 질문이라고 한정지어 말하지 말자. 마치 이러한 질문들은 "철학적" 질문이니 "철학자" 들만 대답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철학적 질문이 아니라, 그냥 질문일 뿐이다.

-여러분은 휴대폰 없이 지낼 수 있는가?
-최저임금생활자는 현대판 노예인가?
-여러분에게 원숭이 같은 면이 많이 남아 있는가?
-대마초는 왜 마음대로 살 수 없을까?
-폭력을 사용해도 될까?
-왜 학교는 감옥처럼 지어졌을까?
-공공장소에서 자위를 하면 왜 안 되는 걸까?
-아동성애자는 자신의 성적 취향을 스스로 선택한 것일까?
...

 등등 수 많은 질문에 대해 풀어가는 책이다.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말한 다음, 비슷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던 철학자들의 책을 2~3권 정도 소개해주는 식이다. 예를 들어, 역사에 관한 질문을 던진 다음 이런 문제에 관해 "프랑스의 철학자 볼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신체적 요구에 맞게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반기독교적 윤리를 제안했습니다." 라고 이어나가는 식이다. 비교적 쉬운 말로 쓰여졌기 때문에 나와 같이 철학에 무지한 사람이 접하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인상적인 부분에 관해 정리하고 독후감을 마치도록 한다. 

"별들도, 그 어느 것도 여러분의 운명을 알지 못한다. 결과는 오로지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미래는 아직 완전히 쓰여진 게 아니다. 여러분의 운명은 여러분의 계획과,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었는가에 달려 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외부의 지도에서 벗어났는데도 자발적으로 일생 동안 미성숙 상태로 머물고 다른 사람들의 후견을 받는 일이 많은 이유는 게으름과 비겁함 때문이다. 미성숙한 사람이 되는 건 매우 편안하다. 만약 나를 대신해 지성을 지니는 책이 있고, 나를 대신해 양심을 지니는 종교적 지도자가 있고, 나를 대신해 무엇을 먹을지를 결정해주는 의사가 있다면, 내가 수고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보수를 지불할 능력만 된다면 생각할 필요도 없다. 다른 사람들이 이 지긋지긋한 일을 떠맡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법은 사람을 강제할 수도, 강제해서도 안 된다. 만약 그런 법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동의하고,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또 협력해서 그런 것이다. 법과 제도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그 반대가 아니다."

"당신에게 의무만 있다면 당신은 노예이다. 당신에게 권리만 있다면 당신은 독재자이다. (중략) 소수의 저항세력이 될 것인가. 아니면 사회에 적극 협력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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