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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기타

(독후감) [한글자 :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정철, 허밍버드,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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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906705 

 

한 글자

길게 말하지 마세요, 한 글자면 충분합니다.먼 옛날, 사람들이 의사소통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할 땐 적지 않은 오해와 혼란이 있었을 것이다. 그때 가장 먼저 이름을 얻은 것은 어떤 것들이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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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피라이터 정철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뭔가 뒷통수를 때리는 기발한 문장들이 한 페이지에 2~3개씩 적혀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결" 이라는 한 글자를 두고, "결혼은 격이 맞는 사람과 하는 게 아니라, 결이 같은 사람과 하는 것이다. 격혼이 아니라 결혼이다." 라고 적어두는 식이다. 거기다 덤으로 글에 어울리는 적절한 일러스트까지 곁들여져 있기 때문에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다. 뒷통수를 톡! 하고 때리는 글이 있는 반면, 뒷통수를 퍽! 하고 때리는 것만 같은 기발한 글들도 있었다.

"남을 이기면 일등이 되고, 나를 이기면 일류가 된다."
"사람들을 알고 싶다면. '사람들'을 만나지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세요."
"아무리 큰 돈도 영을 곱하는 순간 다 사라지고 만다. 허'영' 앞에 큰 돈은 없다."
"불면증은 낮에 치료해야 한다. 오늘, 움직였는가?"
"사랑은 가슴이 아홉 번 멍드는 것. 가슴에 구멍이 뚫리는 것."
"남을 잘 웃기는 사람 곁에 열이 모인다면, 남의 말에 하하 잘 웃어 주는 사람 곁엔 스물이 모인다."

  뭔가, 내가 주로 읽어왔던 책과는 조금 다른 유형이라서 약간 당황스럽긴 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글자로 꽉찬 책들만 읽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 페이지에 한 두 문장만 있는 책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페이지를 읽는데 5초도 안걸리지만,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한 페이지를 5분 정도에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다. 천천히 곱씹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난 특히 인생에 관한 문장들이 기억에 남는다. 내 성격이 조금 이상적인 경향이 있어서인지, (미디어의 영향일 수도 있다) 나는 뭐든지 단 하나의 흠도 없는 완벽을 지향한다. 그런데 문제는, 완벽을 끊임 없이 갈고닦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흠이 생기면 혼자 우울해 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그것을 버릴려고 한다는 것이다. 참 개같은 성격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카피라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창의력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끊임 없는 훈련도 필요할 것 같고 말이다. 한 번 읽고 치울 책이 아니라, 화장실에 두고 2~3년은 천천히 곱씹으며, 책의 빈 공간에 글도 많이 쓰며,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전병이었을 때 이 책을 알았다면 조수석 서랍에 넣어두고 매일 읽었을 것 같다.

  카피라이터는 문장을 몽둥이처럼 갈고 닦아서 사람들 뒤통수를 때리고 다니는 직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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