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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식물학

(독후감)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 (박상진, 김영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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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

나무 문화재로 보는 우리 역사의 진실과 문화의 참모습.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는 최고의 수단, 나무활자의 모든것 고려대장경에 숨겨진 마법과 속설을 보여주고 신선과 미륵,석가모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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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쓰신 박상진 교수님은 1963년에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하신 한국 목재조직학의 주요 연구자다. 목재조직학이라는 학문이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목재의 세포조직이 어떻게 생겼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그냥 단순하게 나무에 대한 책을 읽고 싶어서였다. 포켓몬고를 하는 사람이 포켓몬스터 도감을 읽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수많은 인공물 중에 나무가 유독 눈에 띄곤 하는데, 한번 쯤은 나무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요약해보겠다.

1. 은행나무는 활엽수와 침엽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은행나무는 굉장히 오래된 나무이다. 약 2억 7000만년 전에 나타나서 11종이나 생겨날 만큼 번성했지만, 6500만년 전 지금의 한 종만 남고 모두 멸종했다. 수명이 굉장히 길고 생명력이 강한 나무로 유명하다. 무려 천 년 이상의 수명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선 밝혀두자면, 활엽수(넓은 잎)와 침엽수(바늘잎)라는 구분은 민간에서 편의상 부르는 말로, 나무를 이렇게 나누자고 학자들이 토론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학문적인 분류를 대응시켜본다면, 침엽수는 나자식물의 구과 종류에 해당하는 나무들이고, 활엽수는 피자식물의 쌍자엽식물 중 풀이 아닌 나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이 두 부류 중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 계통학적으로 따져도 단지 한 종류 뿐이다. 그러니까 은행나무목 은행나무과 은행나무속에 속한 은행나무일 뿐이다. 그러나 굳이 따지자면 세포모양이나 재질이 침엽수에 더 가깝기 때문에 침엽수로 분류한다고 한다.

2.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풀에 가깝다.

 풀과 나무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것은 부름켜라고 하는 부위를 가지고 있느냐이다. 부름켜는 나무를 체부와 목부로 나누는 경계선이며 나무가 자랄수록 굵어지는 이유도 이 부름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나무는? 대나무는 죽순의 굵기가 곧 대나무 성체의 굵기다. 부름켜가 없기 때문에 굵기가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대나무는 나무라기보다는 풀에 가깝다.
 그러나 대나무라고 부르는 이유는 대나무의 재질이 나무처럼 단단해서 그 쓰임새가 나무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대나무로 숯도 만들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굳이 따지지 않고 그냥 나무라고 부른다.

3. 계수나무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나무를 말한다.

 달에는 계수나무와 토끼가 있다는 전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는 실제로 계수나무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계수나무라고 하는 나무는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나무로써, 일본 이름은 "가쯔라"라고 한다. 그런데 이 "가쯔라"의 일본식 한자가 桂(계수나무 계)여서 그냥 계수나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옛기록에 나오는 계수나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나무이다. 조선왕조 실록과 각종 기록을 참고해봤을 때, 옛 사람들이 말한 계수나무는 공교롭게도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계수나무가 아니라 목서나무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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