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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지식재산과 발명

디자인 전쟁 참전자들을 위한 지침서, <디자인전쟁>,김종균,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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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전쟁

‘지식재산권’을 알아야 디자인 전쟁에서 승리한다 2014년 법 개정 내용을 반영하여 출간된 개정판. 애플과 삼성전자 소송의 주요 쟁점인 ‘미니멀리즘 디자인’, 최근 뜨거운 감자인 서체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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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갤럭시의 특허전쟁은 이미 전설이 되었고, 요구르트 "불가리스"와의 상표권 전쟁에서 패배한 "불가리아"가 결국 "도마슈노"로 이름을 바꿨다는 전설이 편의점 요구르트들 사이에서 슬프게 전해져 내려온다.

이 책은 2013년에 출판된 <디자인 전쟁>의 개정판이다. 2015년에 개정되어 출간되었다.

저자 소개의 첫 문장부터 매력적이다. "2008년부터 특허청에서 근무하며 디자인 경영 컨설팅을 하러 전국 중소기업, 지자체, 농업, 어업계를 다녔다." 라는 문장이다. 이 분은 출판 당시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에서 심사관으로 재직중이었다고 한다. 와우... 짧은 생각이지만 이렇게 살면 참 좋겠다.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이 책 한권 달랑 읽고 상표,디자인 특허 업계가 어떤지는 당연히 모르겠지만, 위 내용만 보면 정말 일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농수산물 브랜드를 개발하고, 지역 축제를 열어도 지식재산권과 반드시 연결된다니, 지식재산권 분야가 아닌 곳이 없을 지경이다.

아무튼, 책 제목을 본 뒤 목차를 보고 나서 큰 인상을 받은 나머지, 바로 이 책을 구매하여 읽었다. 최근 1년간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재미있고 유익했으며, 무엇보다 책을 읽는 중에 삶의 깊숙한 불안감이 사그라드는 느낌이었다. 참 신기하다. 어떤 공부를 할 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지식재산권 능력시험 교재도 함께 구매했는데, 수험서의 설명보다 이 책의 설명이 머릿속에 훨씬 잘 꽂힌다. 내 인생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특허는 육군, 디자인은 공군, 브랜드는 해군"으로 비유한 책의 내용이 특히 압권인데, 이 책을 이 분이 진짜 다 쓰셨다면 글까지 잘 쓰시는 대단한 사람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주위에서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전쟁이 매일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쟁? 적절한 비유인 것 같다. 지식재산권과 엮인 이익을 걸고, 관련 법률을 전쟁의 규칙으로 해서, 변호사와 변리사들이 용병 혹은 지휘관으로 참여하여, 개인 작가는 물론 대기업들, 심지어는 국가까지 나서서 전쟁을 치루고 있다.

...내가 작가에게 돈을 받은 것도 아닌데, 책 칭찬은 이 정도로 하면 될 것 같고, 지식재산권 분야가 워낙 빨리 바뀌다보니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빨리 최신 서적을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그런데 나는 왜 이 책을 읽었는가?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나는 항상 고민이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에 흥미를 느껴 선택했던 것이 인류문화 또는 민속문화와 관련된 전공이었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다 보니 복수전공으로 선택한 것이 사회복지학(사실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말에 크게 혹하였음)이었다.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방구석에서 잡생각 하다 튀어나온 망상이므로 지극히 뜬구름을 잡는 이야기이다.

...아무튼, 다양한 삶의 방식과 인류사회의 다채로운 문화 예술에 대한 공부는 내가 이 세상의 현실을 파악하는 도구이며 창작의 원천이 되어주고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학, 그 중에서도 환경복지학은 지구라는 감옥에서 인간이 최대한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하며 건강하게 사는 모습에 대한 이상을 그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 오늘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마음껏 만들어낸 내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지만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현실과 이상 사이를 이어줄 나만의 도구, 혹은 무기가 약하다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끊임 없이 변해가는 이 사회 속에서 나만의 그 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면, 결국 무기도 없이 위의 헛된 상상만 하다 인생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내 자기계발의 가장 큰 동기이다. 아무리 이상 타령하면 뭐하는가? 생태-환경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여하려면 무슨 창작을 하던, 어디서 일을 하던,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러나 나만의 무기가 없으면 난 쓸 모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무기로 갖고 싶은 것은 두 가지인데, 첫번째는 독창적인 예술성을 가진 창작활동이며, 두번째는 그것을 뒷받침할 지식재산권 관련 실용 지식이다. 이 두가지를 함께 키우지 못하면, 지식재산권을 잘 아는 사기꾼들에게 속아, 서명 한 번에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두 잃고 마는 창작가들 꼴이 나고 말 것 같다. 지식재산권을 알고 창작활동을 해야, 더 신나게 창작을 하는 타입인 것 같다. 나는 말이다.

어느 세월에 그 놈의 전문직이 되어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나의 분노를 더욱 현실적인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출하면서 건방지고 이기적인 사람들의 뒷통수(물론 비유적인 표현임)를 마음껏 때려주며 속편하게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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