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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사회복지

(독후감) <은둔형 외톨이> 여인중, 지혜문학,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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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매니아들처럼 책을 너무 좋아해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집에서 책만 읽어도 행복한 아이들을 일컫는 말로 은둔형 외톨이라는 말이 있다.(농담이다.) 이 책은 그런 은둔형 외톨이라는 용어가 어떻게 쓰이고 있고,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해야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쓰일 당시에는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소개한 유일한 책이라고 한다.

 은둔형 외톨이는 6개월 이상 가족 이외의 사람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바깥 출입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왜 6개월인지는 따로 설명되어 있지는 않다.) 그런데 한가지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은둔형 외톨이는 그 자체로 정신증이 아니라 하나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성격장애나 그 외 정신증적인 이유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집에만 있게 되면 은둔형 외톨이로 분류되는 것이지, 은둔형 외톨이가 그 자체로 어떤 병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치료방법이 한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왜 집에서 나가지 않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는지는 은둔형 외톨이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치료방법이 필요하다. 우울증 때문에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다면 우울증약이 필요하겠지만 자신의 외모가 흉측하기 때문에 대인기피증이 나타나서 은둔형 외톨이가 된 사람에게는 외모를 바꿔본다던가 상담을 한다던가 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와 유사한 말로 히키코모리가 있는데, 히키코모리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고 은둔형 따외톨이는 한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말이라고 한다. '뭐 그게 그거지' 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인데, 그것은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와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미묘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좀 더 극단적으로 혼자가 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들은 컴퓨터 게임 중독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야. 이들이 보통 하는 게임이 온라인 게임인데, 어쨌든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타인과 만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극단적이라고 한다. 이런 차이점이 있는데 일본의 히키코모리와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를 싸잡아 부를 수 있는 용어를 만드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지고 만들어진 말이기 때문이다.

 은둔형 외톨이의 치료법은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이 책을 지은 여인중 선생님은 우선 은둔형 외톨이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여러분들이 "엄마 학교가기 싫어요! 혼자 있고 싶어요." 라고 하면 부모님들은 보통 버럭 화를 내실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은둔형 외톨이는 더욱 좌절하게 되고 움츠러 들게 된다.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지지해주면 그들은 세상에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 자체로 은둔형 외톨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3년간 집에만 있던 아이가 상담가와 이야기를 한뒤 상담가를 배웅해주러 집 밖에 나와버렸다는 얘기가 있다. 3년만의 외출이었고 얼마 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일단 집에서 나왔다면,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왜? 학교에 안갔기 때문에 경제적 능력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직업학교에 입학시키는 방법이 있다. 은둔형 외톨이들은 부모님을 증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해하고, 자존감이 무척 낮은 경우가 많다. 경제적으로 자립하게 되면 자존감이 어느정도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꼭 은둔형 외톨이가 아니더라도, 경제적으로 자립하게 된다면.. 자존감은 오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그들이 집 밖으로 나오고, 직업을 가지려고 한다고 해보자. 하지만 오랫동안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다시피 했던 그들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계기 중에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게 되어서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학교에 안가므로 친구가 생기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들이 남들과 비교해서 독특한 점이 있어서 왕따를 당한 것이고, 그 독특한 점을 잘 살리면(!!!!) 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도 있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다들 주위에 은둔형 외톨이는 없는지. 또는 활동형 외톨이는 없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활동형 외톨이란 활발하게 생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회적 관계를 은근히, 또는 대놓고 회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 보이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면 한번 손을 내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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