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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사회복지

(독후감) <무연사회> NHK 무연사회 프로젝트 팀, 용오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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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평짜리 방 안에 한 사람이 티비를 보던 자세 그대로 고꾸라져 죽어있었다. 그리고 6개월 뒤 부동산 중개인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 동안 그 사람에게 왔던 전화나 편지는 없었다. 평소에 앓던 병으로 급사하기 전은 물론 죽은 뒤에도 그 누구의 관심도 갖지 못하는 사람. 이런 죽음의 형태를 고독사, 무연사(인연이 없는 죽음)라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무연사 내지 고독사가 급격히 증가 하고 있는 일본사회를 취재하고 그 내용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고독사 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생전 쓰던 물건을 단서로 죽기 전의 행적을 거꾸로 찾아올라가는, 마치 형사들이 범죄현장에 남겨진 물건을 통해 범인을 잡는 과정을 보는 듯 하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무연사 한 사람들 중 특별한 정신질환이나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인생사의 중대한 사건이 있었던 경우는 적고, 그저 열심히 평범하게 일하던 보통 사람들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단지 늙고 병들고 돈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이유로 지인들과 떨어져 좁은 단칸방으로 흘러들어갔을 뿐이지. (그렇다면 그 사회가 문제인 것인가..)

 

 한마디로 인연이란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고독사로 죽은 사람들이라고 해서 친밀한 관계를 갖던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렇자면 현재 내 주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건간에, 운이 나쁘면 나도 쓸쓸하게 혼자 죽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나를 죽을 때까지 챙겨주지 못하면 넌 내 진정한 인연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게 되면 안되겠지만.. (아마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면 사람들이 더 빨리 그 사람을 떠나가게 될 것이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 일단은 마음을 열고 그 사람을 받아들여주고 인정해준다는 자세로 대해야 정말 오래 갈 수 있는 인연을 만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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