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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생태학

(독후감) <생명을 노래하는 개구리> (심재한, 다른세상,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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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재한 박사님이 쓰신 '생명을 노래하는 개구리'라는 책이다. 내가 아직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나온 양서류 관련 서적 중에 가장 내용이 풍부한 것 같다. 양서류의 신체적 특징, 생태적 특징, 관련 문화, 우리나라 양서류 각 종의 특징까지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무려 2001년에 나온 책인데, 내가 초등학생 시절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좋다. 절판된 책이기 때문에 중고 서적으로 구매했다.

 

 양서류는 영어로  Amphibian인데, 쉽게 이야기하면 "수륙양용"이라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말로 "물뭍동물" 즉, 물과 육지를 오가는 동물이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있다. 양서류는 바다와 강에서 살던 척추동물 중 최초로 육상으로 올라온 동물들이며,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양서류들은 그 개척자들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다. 좀 단순화해서 이야기하자면, 완전히 물에 사는 생물들은 물고기들, 즉 어류들이고, 비교적 건조한 육지에 잘 적응한 파충류들이 있다면, 양서류는 그 사이에서 물과 땅을 오가며 사는 동물이다.

 

 양서류들은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각 종 별로 생태적 특성이 천차만별이고 예외가 되는 종들이 있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한 예로, 양서류들의 수정 및 번식 방법은 그 어느 생물군보다 다양성이 높다고 한다. 체내 수정을 하는 종, 체외 수정을 하는 종, 그 중 어느 하나로 분류하기 힘든 종들이 매우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양육 방식도 제각각이며, 알을 낳고 홀연히 사라지는 종, 수컷이 알이 부화할 때까지 근처에서 호위를 하는 종, 암컷 개구리의 등 피부 속에서 올챙이를 키우는 종, 수컷 개구리가 뱃속에서 알을 부화시키는 종 등 매우 다양하다.  

 

 예외 사례들은 잠시 접어두고, 개구리의 특징 중 기억에 남는 것을 크게 3가지만 짚어보도록 하자. 개구리들은 물과 육지 중에 어느 곳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지만, 그 두 곳을 오가는 생존전략과 지혜를 터득한 친구들이라는 점을 떠올리면서.

 

 첫째, 개구리는 알에서 올챙이로, 그리고 개구리로 3단 변신을 한다. 개구리는 물고기들처럼 물 속에 알을 낳는다. 그 알에서 부화한 올챙이는 아가미로 호흡을 하고 꼬리로 헤엄을 치고 다닌다. 그러다가 탈바꿈을 하면 아가미는 점점 사라지고 몸 속에 허파가 생긴다. 점프하는 데 거추장스러운 꼬리는 사라지고 뒷다리와 앞다리가 생긴다. 만약 강변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데, 물 위를 다니던 보트가 갑자기 변신해서 스포츠카로 변한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신기한가? 그보다 더 신기한 생물이 바로 개구리다.

 

 둘째, 개구리들은 혓바닥을 화살처럼 쓴다. 개구리는 물에서 땅으로, 땅에서 물로 재빨리 도망다닐 수 있도록 펄쩍 뛰기에 적합한 다리를 갖고 있다. 그 대신 빨리 걷거나 달리기를 할 수 없다. 올챙이들은 대체로 물 속에 있는 조류나 식물들을 먹고 자란다. 그러다가 개구리가 되면 곤충 사냥을 시작한다. 그런데 빠르게 달릴 수가 없으니 곤충을 잡기가 힘들다. 그래서 개구리가 찾은 방법은 혀를 사용하는 것이다. 개구리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면, 혓바닥으로 곤충을 잡는다기 보다는 마치 활에서 화살이 나가듯 입 속에서 혀를 쏜다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 개구리들은 피부로 숨을 쉰다. 개구리들은 비가 오면 왜 울까? 개구리들은 허파가 있기는 하지만 크기도 작고 효율도 좋지 않다. 따라서 피부호흡을 통해 대부분의 산소를 흡수한다. 어떻게 피부로 흡수하느냐? 개구리는 피부에서 점액질을 분비하기도 하고, 일부러 몸을 수시로 물에 적신다. 그러면 그 점액질과 물에 녹아든 산소를 피부 아래에 있는 모세혈관에서 흡수하는 것이다. 비가 오면 피부가 자동으로 촉촉해져서 개구리들은 힘이 넘치게 되고 기분이 좋아져서 더 크게 울어댄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우리와 생김새도 다르고,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살갑지도 않은 개구리와 도롱뇽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개구리와 도롱뇽들은 덩치가 크지고 않고, 단단한 껍질이나 날카로운 이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천천히 흐르는 냇가나 연못, 호수처럼 물이 정체되어 있는 곳이 있어야만 알을 낳고 번식할 수 있는 까다로운 동물들이다. 물만 있어도 안되고, 땅만 있어도 안된다. 그마저도 물이 더러우면 알이 부화하지 못하고 그대로 죽는다. 포식자가 나타나거나 도로를 지나다 자동차가 나타나면 재빠르게 도망칠 수도 없다. 피부 호흡을 하는 특성상 양서류가 각종 화학물질들에 노출되면 그대로 그 성분들을 흡수해서 죽어버리기도 한다.

 

 그 말은 무엇인가? 환경이 나빠지면 도롱뇽과 개구리들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도롱뇽과 개구리들의 모습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면 그 곳의 환경이 나빠지기 시작했다는 첫번째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서류들을 환경지표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양서류가 살기 좋은 환경은 물과 육지가 조화를 이루고, 수질이 좋은 곳이다. 즉, 개구리가 살기 좋은 곳과 인간이 살기 좋은 환경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양서류를 연구하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결국 인간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밤이면 풀벌레 소리와 맑은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리는 마을, 그런 마을이 우리나라에 다시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생명을 노래하는 개구리’

신간 ‘생명을 노래하는 개구리’는 개구리를 사랑하는 법, 사람만 사랑한 줄 아는 이들에게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식물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요즘은 개구리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www.munhwa.com

 

개구리들은 왜 밤에 더 극성스럽게 울까?

밤마다 우는 개구리, 짝을 찾고 있어요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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