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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문학

<이별하지 않았어야 할 사람과 이별하고 있다면> 김형수, 이다원,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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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까지 사랑했다."는 소름 돋는 말이 있다. 잘은 모르지만, 내가 상대방이었다면 조금 소름끼쳤을 것 같기도 하다. 되도록이면 이별까지는 사랑하지 말고, 그냥 잊어버렸으면 좋을 것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나? 이 책은 가수 정경화의 <나에게로의 초대> 라는 노래의 가사를 지으신 김형수 시인의 시집이다. 제목이 너무 절절한데, 정말 들어있는 시들이 모두 절절하다.


내 삶의 동기를 부여하던 그 사람은 이제 떠나갔습니다.
...
그 사람이 떠나감으로 해서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사실 나는 이별에 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별? 생각만해도 슬프기 때문에, 이별이 오더라도 다른 만남을 열심히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지 않은가? 꼭 연인간의 사랑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별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물론 다른 세상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말이다.


사랑이 떠나가거든 애써 잡지 말고 그대로 떠나게 내버려둬라
...
눈물이 당신의 눈을 맑게 하고
이별이 당신의 앞길을 밝게 한다는 것조차 사랑은 가르쳐 준다.


 이별, 그리움 같은 주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앞서 말했듯이, 그런 주제는 생각하기가 너무 무섭기 때문이다. 뭐, 미리 고민했더라도 사실, 무엇이 달라졌겠는가? 똑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별에 대해서 받아들이기도 전에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그 당시에는 견디기가 힘들기 때문에 조금 미뤄둘 수는 있겠지만, 언젠가는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직면하라."
  내가 읽었던 어느 책에서 게슈탈트 심리학자들이 강조했던 말이다.

... 시집을 읽는 것이 나에게는 직면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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