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자연을 찾아서

1억년 전 강물이 뚫어낸 자연동굴, 태백시 구문소를 가다.

728x90

거의 수직으로 뒤틀린 지층이 이곳이 얼마나 오래된 곳인지를 보여준다.

태백에 가면 좋은 관광지들이 많다. 강원랜드도 있고, 태백산도 있고, 물닭갈비도 있고.. 태백산 등산하고 물닭갈비 한그릇 먹으면....참 좋은데 말이다. 아무튼, 태백에서 또 유명한 것이 지질 관광지이다. 오늘은 1억년 전 강물이 뚫어낸 지질 관광지인 구문소에 가보았다.

두 마리의 용이 싸우다가 구문소가 만들어졌다는 전설도 있다.

구문소라는 이름은 "구멍소"에서 왔다고 한다. 즉, 구멍이 뚫린 연못이라는 의미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천천" 즉, 구멍 뚫린 하천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에도 이름이 알려진 곳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솔직히.. 유명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특이한 곳이긴 하다.

고생대박물관 방향에서 바라본 구문소의 모습, 정말 아름답다.

가을 단풍과 기암절벽, 시원하게 흐르는 강물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뭐랄까.. 조금 신비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저 구멍을 통과하면 신선들이 사는 세계로 갈 것만 같은 느낌? 무려 1억년 전 2개의 강 사이에 흐르는 산에 구멍이 뚫리면서 이 구멍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른쪽에 있는 작은 통로는 일제시대에 뚫린 동굴이다.

구문소 오른쪽에도 작은 도로가 나 있는데, 이것은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동굴이라고 한다.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도로를 내었다고 한다. 자연이 만든 동굴과 사람이 만든 동굴이 함께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병풍처럼 둘러싼 산맥들

특히 이 날은 날씨도 좋았다. 따뜻한 날씨에, 시원한 강물과... 아름다운 가을산이 어우러져 아주 아름다웠다.

도로를 지나 반대편에서 바라본 구문소, 물이 파랗고 깊다.

구문소 동굴 안쪽에는 "오복하천자개문"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사진에도 찍혔는데, 잘 뵈지는 않는다. "오복하천자가 문을 연다"는 뜻인 것 같은데, 대체 무슨 맥락에서 쓰인 글씨인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 신비한 비쥬얼..
자연환경해설사님이 있는 안내소와 뚜르네 쉼터가 옆에 있다.

지역 사람들은 이 곳을 뚜르네, 즉 "뚫린 내" 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옆에 있는 기념품가게 이름도 "뚜르네 쉼터" 이다. 이것을 보면 자연 환경과 인간 문화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인류의 역사가 닿지 않는 아주 먼 과거에 만들어진 특이한 자연물은 지역 주민들에 의해 이름을 부여받고, 지역 사람들의 정신문화에 의해 새롭게 해석된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전설, 민담 같은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말과 글을 통해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며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가게 된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자연물은 물론 그를 둘러싼 문화까지도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재해석되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관광지의 일부로 재맥락화되는 것이다.

구문소 안내 책자, 안내 책자를 보면 지자체가 이 곳에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를 알 수 있다.

 

  태백에 왔다면 태백산이나 강원랜드만 가지말고 구문소에 와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