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죽녹원, 원래는 야산의 대나무 숲이었지만 2003년에 담양군에서 공원을 조성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냥 놔두었다면 굳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곳이었겠지만, "죽녹원" 이라고 멋진 이름을 붙이고 코스를 만드니 관광지가 되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니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다시 관광객이 많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난 듯 하다. 현지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외지인이 겉으로 보면 꽤 바람직한 관광지의 효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입구에 들어서자 홍살문이 우리를 반긴다. 능이나 사당 같이 성스러운 곳에 세우는 홍살문인데, 아래에 죽녹원이라는 간판을 걸어두었다. 그냥 입구가 휑~ 한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냥 세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민들에게 원래 성스러운 곳이었을 수도 있고? 그건 잘 모르겠다.
홍살문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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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만 빠르게 둘러보고자 한다면 30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풍경을 느껴보고, 죽녹원과 이어져 있는 한옥마을(시가문화촌)과 채상장 전시관도 둘러본다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채상장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 있다. 대나무로 생활용품을 만드는 장인을 채상장이라고 한다.
채상장 _ 공식사이트
BRAND STORY 채상(彩箱)은 다양한 컬러로 염색된 대나무로 엮어진 상자를 뜻합니다. 1975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인정신을 베이스로 제작한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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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풍경은 정말 좋았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대나무 숲에 대한 안내문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았다는 점이다. 대나무에 얽힌 이야기, 식물 상식, 죽녹원의 역사 등등.. 이런 것들을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하는 안내문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은 일반인들은 대나무가 나무보다는 풀에 가깝다던가.. 한 번 꽃이 피면 일대의 대나무가 모두 죽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가 궁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고질적인 한국인의 낙서문화.. 아름다운 대나무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것도 아니고,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자신들의 이름을 새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끄럽기 짝이 없다.
거기다 뜬금 없이 나타난 팬더 동상들은 참 죽녹원과 어울리지 않았다. 팬더가 대나무와 연관이 있지만, 왜 굳이 우리나라에는 살지도 않는 중국의 팬더 조형물을 죽녹원에 설치했을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빨리 철거되었으면 한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돌아 나오는 길에는 대나무나 다른 나무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냥 단순한 기념품도 있고, 생활용품도 판매한다. 그러나 참 아쉽게도, 예쁜 물건은 너무 비싸고, 싼 물건은 그다지 쓸 모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아쉬웠다. 살짝 둘러본 결과 대나무 도마 정도를 살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집에서 요리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패스..
이렇게 죽녹원을 둘러보았다.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대나무 숲의 풍경이 참 아름다워서 언젠가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다. 그러나 대나무 숲에 대한 부족한 안내와 뜬금 없이 나타나는 팬더들, 아름답긴 하지만 일반인이 구매하기는 너무 비싼 작품들, 대나무에 새겨진 무수한 낙서들, 숲 내부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컵에 커피를 담아 판매하는 카페들은 조금 아쉬웠다. (아, 대나무에 새겨진 낙서들을 그냥 방치하지 말고, 아예 낙서를 모아서 <한국인의 낙서 문화>전시를 해보는 건 어떨까?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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