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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연을 찾아서

태백시 '검룡소' 명칭의 진실 : '검룡'은 과연 '이무기'를 의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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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의 대표적 관광지 중 한 곳인 검룡소에 방문했다.

 

태백시 홈페이지나 주변의 안내판을 보면 '검룡'은 '이무기'를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검룡소는 '이무기의 샘'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검룡'이 이무기를 의미하는 다른 사례를 찾을 수가 없다. 덧붙여, 현장에 가보면 넓은 주차장과 함께 이무기가 아닌 용의 그림이 우리를 맞아주고 있었다. 보다시피 이무기라기보다는... 용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무기의 실제 모습을 본 사람은 없겠지만, 용과는 좀 다르게 생기지 않았을까? 


그러나 인터넷 기사에서 확인한 바, 이 장소를 처음 발견한 김강산씨 개인이 1980년대에 이 곳을 '금룡소'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이 샘이 금대봉 밑에 위치하고 있고, 자신의 성도 김씨이므로 금룡소라고 이름을 지었다. 김강산씨는 그 후 매일같이 이 곳을 찾아갔는데, 그 때 창죽계곡 앞에 살던 어르신이 김강산씨에게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김강산씨는 "금룡소에 갑니다."라고 답했는데, 경상도 출신이셨던 어르신은 '금'발음이 잘 되지 않아 "검룡소 간다고?"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김강산씨는 '검룡소'라는 단어를 곱씹어 생각하다보니, 우리 민족의 조상인 '단군왕검'에도 '검'자가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검룡소는 한강의 뿌리이고, 단군왕검은 우리 민족의 뿌리이니 "검"을 차용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검룡소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그냥 주민들이 "물 구뎅이(물 구덩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한편, 김강산 씨가 저술하신 <태백시지명지>(태백문화원,2014) 196p에는 "검룡소에는 검룡이 살고 있다고 하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라고 쓰여 있다. 서해바다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한강을 거슬러왔다가, 물을 마시러 오는 소를 잡아먹기에 동네사람들이 못을 메워버렸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또 검룡이 등장한다. 여기서는 검룡 옆에 신룡(神龍)이라고 병기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검룡'이 이무기를 의미하므로 '검룡소'가 된 것일까? 아니면 기사의 내용대로 김강산씨가 처음에 금룡소(金龍沼)라고 이름을 지었다가, 경상도 어르신에 의해 검룡소가 되고, 그 후 단군왕검의 이름에서 '검'자를 따와서 검룡소(儉龍沼)가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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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hosun.com

 

한강 발원지 이름이 강원 태백 '검룡소'인 까닭 | 연합뉴스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한강 발원지 '검룡소'(儉龍沼) 이름은 애초 '금룡소'(金龍沼)였다.

www.yna.co.kr

 

한강 발원지에서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검룡? | 연합뉴스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용(龍)이 되지 못하고 물속에 사는 이무기가 검룡(儉龍)이라고요?"

www.yna.co.kr

입구에서 우리를 반기는 태백산국립공원 검룡소분소, 등산을 좋아하긴 하지만, 국립공원공단의 사무소를 보는 것이 상당히 오랜만이다. 아마 한국 직장인 중에 가장 맑은 공기를 마시며 지내는 분들은 국립공원공단 직원분들이 아닐까 한다.

입구에는 위와 같이 상당히 직관적인 이름이 인상적인, "한강발원지" 편의점이 있다. 한강발원지에 있으니 당연히 한강발원지 편의점이다. 그런데, 한강 같은 큰 강의 발원지가 과연 하나뿐일까? 여러 발원지 중에 가장 멀리 있는 곳이 검룡소로 추정되므로 그렇게 이름을 지은 것 뿐일 것이다.

국립공원공단의 마스코트인 반달가슴곰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등산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지는 의문이다. 나도 마스크를 벗고 산책했다. 마스크를 쓰면 쓰러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할 경우에는 국립공원공단의 통제에 잘 따르는 것이 매너일 것이다.

마침 당일에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가족친화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뭔가 검룡소와 이 게임이 무슨 상관인지는 잘 모르겠다. 좀 더 검룡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게임을 준비하면 더 재밌지 않을까?

게임은 아주 재미있었으나,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이무기와 연결짓기로 결정했다면 이무기와 관련된 게임을 하는 것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기억에도 오래 남고 말이다.

중간에 보이는 웅덩이가 바로 검룡소이다. 저 곳에서 물이 샘솟아 흘러가다가 다른 물줄기와 합쳐지며 한강이 된다고 한다. 산 전체에 스며든 물이 저곳에서 끊임 없이 샘솟고 있다.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맑은 공기, 맑은 풍경.. 모든 것이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선사해주었다. 태백에 들른다면 한번쯤 검룡소를 가볼만 하다. 풍경이 정말 아름답고, 국립공원공단 직원분들이 잘 관리해주셔서 더욱 깔끔하다.

오랜만에 아주 좋은 곳에서 산책을 하며 맑은 공기를 마셨다. 내가 가본 계곡 중에 가장 아름답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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