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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과 기록/사회복지 실천

(자격증) 내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후회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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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_kehmeier, 출처 Unsplash

 

 나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하다는 바로 그 자격증. 대학 졸업 후 1급 시험까지 보았는데, 다행히 합격하여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1년 반 정도가 된 시점에서 사회복지사라는 자격증에 대해 생각해본다.

  원래 나의 전공은 인문학 쪽이었다. 그러나 군에서 제대할 때 쯤, 취직에 대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하는 친구에게,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 하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뭐? 졸업하면 자격증이 나온다고?

  문과에서 졸업과 즉시 자격증이 나오는 학과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 말을 듣고 크게 혹하게 되었다. 마치 사회복지사 자격증만 있으면 어디든 쉽게 취직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사회복지학과를 복수전공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경쟁사회에서 자격증 하나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니까 말이다. 참 속물적인 인간이다.

  물론 취업만이 목적은 아니었다. 원래 사람은 위대한 것에 끌리지 않는가? "사회복지"라는 이름 자체가 뭔가 원대해 보였고, 사회복지학 자체가 종합학문이기 때문에 내가 공부해왔던 인문학 쪽 학문을 응용하여 재미있는 사회사업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이것은 일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사회복지관에서 했던 실습은 내 인생에서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또, 실제로 현장에는 인문학적 역량을 활용하여 좋은 사회사업을 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과연 좋은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에 가산점을 주는 많은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막상 취직하면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그렇게 연습했던 상담기법, 사례관리 기법, 사회사업 전략 등과 거의 관련이 없는 행정업무에 배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 직무가 사회복지사와 정말 상관이 있는지보다는 조금이라도 가산점 기준으로 삼을 만한 자격증을 찾다보니 그냥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산점 목록에 넣은 것은 아닌지 솔직히 많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사회복지사가 과연 어떤 직업인지 생각해본다. 나는 사회복지사가 무조건 남에게 베풀기만 하는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것은 이미 상식이 되어 있는 것 같다. 무조건 베푸는 직업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또 어떨 때는 기득권과 한 판 붙는, 아주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좋은 정의도 많겠지만 말이다.

  사회복지사를 절대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럴 자격도 없다. 하지만, 사실 나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것이 조금 후회될 때가 있다. 정말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할 목적으로 이 자격증을 땄다기 보다는 취업 가산점에 대한 욕심을 갖고 이 자격증을 딴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목적으로 취득하고, 사람들에게 사회복지사로 자신을 소개하기에는 "사회복지사"라는 이름은 과분한 것 같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람들에게 내가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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