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나는 관광기념품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동안 수많은 공모전에 출품했으나 상을 탄 적이 별로 없다. 특히 1등을 해본 적은 아예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운좋게 금상을 타게 되었다.
내가 만든 것은 화려한 기술이 들어간 제품도 아니고, 특산물이나 독특한 식재료를 사용한 먹을 거리도 아니다. 단지 태백시에 있는 한 동네인 철암동과 그 철암동에 있는 연탄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 스티커를 제작한 것 뿐이다.
심사위원들과 시민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나도 내가 상을 탄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에게 내 제품을 보여주고 내가 왜 상을 타게 된 것 같냐고 물어보았다. 지인들이 보기에는 내가 만든 스티커가 좀 더 지역성이 진하고, 태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연탄과도 관련이 있으며, 무엇보다 저렴할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앞으로도 이런 제품을 많이 제안해보아야겠다.
뚜렷한 성과도 나지 않고, 수익도 나지 않는 관광상품 디자인을 거의 5년간 꾸준히 계속 해왔다. 나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라 대학에서 인문학과 사회과학 쪽을 전공했기 때문에 퀄리티가 낮다는 비판도 자주 들어왔다. 하지만 성과와 수익을 떠나서 내가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므로 취미처럼 즐겁게 해왔다. 그 덕분에 이렇게 인생 최초로 관광기념품 분야에서 상도 타보고 참 행복하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상을 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태까지 해왔던 것처럼 성공하던 실패하던 계속 즐겁게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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