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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문화를 찾아서

[2022년 치앙마이 여행] (5일차) 모닝 쌀국수와 함께 한 여행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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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오늘은 치앙마이에서 맞는 마지막 날이었다. 여행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 곳을 떠나야 하다니 안타깝다. 그러나, 아쉬움을 갖고 마지막 날을 보내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나중에 좋은 기회를 또 만들어서 다시 치앙마이에 여행을 올 수 있기를 바라며 하루를 보냈다.

숙소에서 바라본 치앙마이 풍경
오늘도 날씨가 정말 좋았다.

1) 여행 마지막 날에 인근의 도이캄 사원에서 일출을 보려고 했다. 그러나 방에 들어온 모기 한마리와 실랑이를 벌이다 보니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고,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가 너무 커서 중간에 잠을 몇 번 깼다. 그래서 그냥 일출을 보지 말고 잠을 푹 자기로 했다. 그나저나, 태국 오토바이 소리는 왜 이렇게 유독 크게 들리는 것일까? 소음에 예민한 사람들은 치앙마이가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숙소 주변의 한 담벼락, 마을 곳곳에 식물 참 많다.

2) 치앙마이에는 동물원도 있고, 코끼리 목욕 체험(?) 같은 것도 있고, 멋진 사원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그런 곳에 가지 않았다. 그냥 동네를 걸어다니고 시장을 구경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위 사진을 보면 큰 대나무를 잘라서 멋진 화분 기둥을 만든 것을 알 수 있는데, 치앙마이에는 이렇게 곳곳에 재밌는 것이 많았다. 아마 그래서 큰 관광지에 가지 않고 동네만 걸어다녀도 행복했나보다.

마당이 넓은 카페에 갔다.
하루 한 잔은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마음이 편하다.

3) 우리는 숙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Sensation Coffee Roasters> 라는 이름의 카페에 갔다. 넓은 마당이 있었고, 자리가 띄엄 띄엄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이 곳에서 가죽 노트에 일기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 짝꿍의 제안에 따라, 우리는 매일 매일 여행을 하며 느낀 바에 대해 일기를 쓰고, 그 일기를 서로에게 읽어주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맨날 같이 붙어다니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왜 굳이 그런 시간을 만드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차분히 각자가 느낀 바를 글로 써내려가면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던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다. 여행에 감성이 더해지는 기분도 든다. 
https://maps.app.goo.gl/2iwPx8GSMoocPsMK7

 

Sensation Coffee Roasters · 39/5 หมู่ 10 สุเทพ เมือง Chiang Mai 50200 태국

39/5 หมู่ 10 สุเทพ เมือง Chiang Mai 50200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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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청한 거리의 풍경
분주한 식당, 가족들이 운영하는 곳인 것 같았다.
고풍스러운 가정집 느낌이 나는 실내 모습
계란 후라이와 쌀국수를 먹었다.

4) 커피를 마시고 들른 곳은 <Charm Chao>라는 음식점이었다. 그런데 간판에는 <Pai Fah> 라고 써 있어서 의아했다. 2개의 가게가 함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름이 바뀐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계란 후라이와 닭고기 쌀국수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치앙마이에서 먹은 쌀국수 중에 맛없는 것이 정말 단 하나도 없었는데,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면 입맛의 기준이 너무 높아져서 힘들 것 같다. 또, 태국이 땅이 넓어서 그런지, 가게 내부의 공간이 다 널찍 널찍했다. 서울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곳이 드물다. 특히 이 가게는 가게 뒤에 텃밭까지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꽃을 꺾어와서 가게 안을 화사하게 장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 인생에서 하나 부족한 퍼즐 조각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아마 내가 텃밭을 가꾸고 있지 않다는 점일 것이다. 나도 뒷마당에 텃밭을 하나 가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https://maps.app.goo.gl/csKSqEDKup6KqTrM9

 

Charm Chao · 68 T, Tambon Su Thep, Muang, Chiang Mai 50200 태국

★★★★☆ · 아침식사 전문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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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들른 주스 가게
메뉴판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5) 돌아오는 길에는 한 주스 가게에 들려서 코코넛 주스를 하나 마셨다. 구글 지도에서 링크를 못 찾아서 따로 위치는 기록할 수가 없다. 아무튼, 이 가게는 메뉴판부터 굉장히 아름답고 힙(?)한 모습이었다.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직접 그렸다고 했다. 간판 가게에 메뉴판 제작을 의뢰할 돈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본인의 그림 실력을 선보이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유가 어찌되었건 간에 이 메뉴판은 내가 본 주스 가게 메뉴판 중에 가장 아름답고 기발하다. 코코넛 주스를 시키고 잠깐 기다리고 있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숫가락에 주스를 떠서 먹어보라고 했다.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주스에 설탕을 더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말해달라는 의미였다. 이렇게 친절한 주스 가게는 또 난생 처음이다.

짝꿍이 만들어준 파파야 도시락

6) 주스까지 먹고 돌아온 우리는 다시 BOLT 앱으로 택시를 잡아서 치앙마이 공항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짝꿍이 만들어준 파파야 도시락을 먹었다. 이런 것을 보면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여행에도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그리고 그 방식을 분류하는 기준도 여러가지일 것이다. 만일, 현지 주민들의 일상에 얼마나 깊게 참여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어떨까? 이 기준으로 본다면 나보다는 짝꿍이 더 고차원(?)의 여행을 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시장을 쓱 둘러보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짝꿍은 그 시장에서 현지인들이 먹는 과일을 직접 구매하여 파파야 과일 도시락을 만들어 먹었다. 물론 나는 파파야의 맛이 좀 낯설어 몇 조각 먹다가 말았지만 말이다.

 

...

 

 이렇게 4박 5일간의 치앙마이 여행이 끝났다. 먼저동남아 여행 초보인 나를 이끌고 이곳 저곳 돌아다니느라 고생한 짝꿍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알로이 막막(맛있어요)", "알로이 막 끄랍(맛있어요)"를 연발하며 서툰 영어를 구사하는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준 치앙마이 주민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나는 해외여행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돈 낭비", "시간 낭비" 라는 말이 떠올랐던 사람인데, 이번 여행을 통해 사고방식이 크게 바뀌었다. 너무 방탕하게 여행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해외여행이란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투자하고 오는 것이며, 낭비와 투자를 가르는 것은 여행자의 태도와 목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치앙마이 여행을 마치고, 방콕 여행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수완나품 공항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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