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숲을 좋아한다. 물론 숲에서 평생 숲만 보고 살라고 하면 그럴 수는 없겠지만, 일주일에 5일은 숲에서, 주말은 도시에서 살 수 있다면 내 인생은 120% 괜찮은 인생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그래서 관련된 강의도 찾아서 들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번에 알게 된 것은 <적정심리학-공감의 힘>이라는 강연이었다. 장소는 영주시 봉현면에 있는 국립산림치유원이었는데,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 풍기역에서 내린 뒤 버스나 택시를 타면 된다. 풍기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풍기는 철도교통이 굉장히 편리한 곳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풍기역에서 산림치유원까지 가는 버스가 굉장히 드물게 있었다는 점이었다. 택시를 탈까 하다가 지도를 보고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물론 보도가 없고 2차선 도로 옆으로 난 작은 여유공간을 걸어가야 했다. 설마 교통사고가 나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하고 행군하는 기분으로 걸어갔다.














일단, 생각외로 거리가 너무 멀어서 힘들었다. 평탄했던 길도 점점 오르막길로 변하고, 차들도 굉장히 빠르게 달려서 굉장히 위험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많이 와버려서 돌아갈 수도 없고 해서 그냥 계속 걸었다. 오랜만에 걸으니까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1시간 30분 정도 걸어서 겨우 산림치유원에 도착했는데, 일단 공기냄새가 너무 좋았다. 또, 주변이 정말 조용했다. 도시에서는 아무리 조용해도 소음이 항상 있고, 그것이 신체에도 스트레스가 된다고 들었는데, 정말 새소리와 바람소리, 물소리 빼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역시 산에서 살아야 오래 건강히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 확고해졌다.




산림치유원은 산림청 산하의 공공기관인 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곳이다. 산림치유의 효과를 써 놓은 안내판을 봤는데, 단지 산에서 몇개월간 쉬면서 지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강력한 치유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걸어서 간 것이 약간 후회가 되기도 했는데, 결국 도착하니 굉장히 뿌듯했다. 뿌듯한 기분을 안고 강연을 들으러 가서 앉았는데, 주변에는 대부분 산림복지진흥원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앉아 있었다. 강연은 정혜신 박사님과 이명수 심리기획자님이 해주셨는데.. 내가 이 분들을 당일 처음 알았다는 것이 머쓱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신 분들이었다.



일단, 강연내용도 무척 좋았거니와 산림치유원의 경치와 분위기, 공기, 시설 등이 모두 너무 좋았다. 그러나 4주간의 장기체류가 220만원이라면, 과연 이것을 1년에 최소 한번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앞으로 이런 시설을 더 많은 곳에 설립하고, 가격도 점점 낮추며, 교통편도 확충하여 대중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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